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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3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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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터넷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최근 ‘구글 주주들을 위한 오너 매뉴얼’이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구글은 상장되더라도 ‘악(惡)해지지 말자(Don't be evil)’는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 수입원인 광고를 의식해서 광고주 정보를 먼저 띄우는 등 검색결과를 왜곡하지 않겠다는 것. 이윤추구보다 고객의 신뢰를 우선시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구글이 결정한 온라인 경매방식의 기업공개는 투자자들에게 인터넷 전화 팩스 등을 통해 매입 수량과 가격을 신청 받아 입찰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는 투자은행을 통해 주식을 배정하는 월가의 관행과는 크게 다른 것.
구글은 또 분기별 실적 전망치를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편지에서 “분기별 실적에 연연해 단기적인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때로는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고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많은 기업들이 하는 것처럼 분기 및 연간실적을 보기 좋게 바꾸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공동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을 ‘21세기 판 휴렛과 팩커드’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HP의 공동창업자인 휴렛과 팩커드는 50년 넘게 사회공헌 등 독특한 경영철학을 기초로 회사를 경영해왔기 때문.
한편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지난달 29일 발매)에서 “구글이 기업공개 때문에 지금은 각광을 받고 있지만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 검색시장은 시장진입 장벽이 낮은 게 가장 큰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이 1990년대 후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당시 인터넷 검색시장의 강자였던 알타비스타를 제친 것처럼 언제든지 다른 경쟁업체가 추격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야후의 경우 2월 구글과의 제휴관계 중단을 공식 통보한 뒤 독자적인 검색엔진을 선보였다. 야후는 현재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구글을 맹렬히 추격중이다.
현재 인터넷 검색엔진을 개발 중인 MS는 전 세계 PC의 94%에 장착된 윈도에 인터넷 검색엔진을 장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구글도 지난달 무료 e메일 서비스 제공방침을 밝히는 등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에서 앞서는 MS에 대항하기가 벅차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경쟁자들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로 확장해야 한다는 부담 탓에 구글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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