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글로벌기업’ 삼성전자의 주총

  • 입력 2004년 3월 7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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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 회사’는 5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습니다만,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한 조치가 미미했습니다.”

지난달 27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참석한 참여연대측은 질문할 때마다 삼성전자를 ‘우리 회사’라고 불렀습니다.

처음엔 이상하게 들렸지만 금방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주식을 가진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주총은 참여연대의 발언권 요청으로 초반부터 시끄러웠습니다. 첫 안건인 ‘재무제표에 대한 승인’을 상정하기도 전에 참여연대는 발언을 요청했고 사회를 맡은 윤종용 부회장은 “나중에 기회를 주겠다”며 계속 진행했습니다.

참여연대는 발언권을 얻을 때마다 정치자금을 제공한 삼성의 경영진을 겨냥했습니다. 또 삼성카드 지원에 대해서도 이사회 결정을 거쳐 진행된 것인지 따졌습니다.

참여연대의 질문공세와 이를 제지하려는 윤 부회장, 일반주주의 고성(高聲)이 이어졌습니다. 이 와중에 참여연대측과 윤 부회장은 주식회사와 주주의 관계에 대한 작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참여연대가 꼬박꼬박 ‘우리 회사’라고 하자 윤 부회장은 “왜 ‘남의 회사’에 와서 분위기를 흐려 놓느냐”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윤 부회장이 주주회사의 기본 원칙도 모른다며 흥분했습니다.

2라운드는 ‘주식 수’ 얘기였습니다.

설전이 계속되는 도중 윤 부회장은 “당신 몇 주나 있어. 몇 주나 있기에 이러는 거야. 나도 이 회사 주주야”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참여연대측은 “당신이 몇 주를 갖고 있든 지금은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단상에 서 있는 것”이라며 주주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습니다.

이날 윤 부회장은 나름대로 참여연대와 일반주주에게 고르게 발언 기회를 주려고 애썼지만 결과적으로 세련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윤 부회장은 “삼성전자가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기업으로 세계 산업계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삼성전자 주총장에 더 많은 ‘변화’가 있기를 고대합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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