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외국인-소액주주 몸값 '상한가'

  • 입력 2004년 2월 29일 14시 27분


주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외국인과 소액주주들의 '몸값'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이 42%를 넘어선 데다 일부 기업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총 결과가 이들에 의해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스스로도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다짐하고 있어서 기업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3월 12일 주총을 앞둔 SK(주)는 최근 손길승 씨 등 사내이사 3명이 전격 퇴진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70%로 늘리는 등 외국인들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대폭 반영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측근인 유정준 전무가 최근 유럽과 미국 출장길에서 확인한 해외 투자자들의 '표심'을 전해 듣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이 직접 나서 정례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해 온 포스코는 12일 주총에서 외국인 사외이사 수를 2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외국인 지분율이 60%를 넘어 선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해외 IR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몸값도 뛰고 있다.

KCC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액주주 모임은 최근 현대와 KCC 측에 2차례의 공개질문서를 보냈고, 답변 내용을 토대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할 예정이다.

코스닥 증권시장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24일까지 현금배당을 공시한 211개 기업 가운데 35개 기업이 소액주주에게만 배당했거나 더 많이 배당했다.

포스코와 대우조선해양이 소액주주의 의사반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등 소액주주 우대 정책을 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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