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색가전 공략 본격 시동거나…美메이택과 제휴

  • 입력 2004년 2월 25일 18시 38분


‘삼성전자가 가전사업에 본격 시동을 거나.’

올해부터 윤종용(尹鍾龍) 대표이사 부회장이 가전부문 총괄 사장을 겸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5일 세계적인 백색가전 업체인 미국 메이택과 5년간 고급 드럼세탁기 생산 및 판매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밝혔다.

메이택은 미국 내 소비자 선호도 1위인 세계적 생활가전 업체로 2002년 46억6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브랜드로는 메이택과 매직셰프, 후버, 아마나 등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5년간 예상 매출규모는 5000억원으로 단일 제품 계약으로는 매우 큰 규모.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가전시장 탈환을 위해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며 ‘제휴’를 핵심전략으로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산요와 에어컨 분야 기술제휴를 맺은 삼성전자는 올 4월 관련 제품을 본격적으로 시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를 통해 중대형 세탁기 4개 모델과 건조기 3개 모델을 올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제품 개발과 생산은 물론 마케팅과 판매까지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밝혀 앞으로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고객 정보와 성향까지 파악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과 친숙한 백색가전은 독자 브랜드로 시장을 개척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제휴는 장기적으로 미국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삼성전자의 세탁기 해외부문 매출은 5600억원. 이 가운데 3000억원어치는 국내에서 생산됐다.

삼성은 이번 제휴로 예상되는 5000억원 매출은 모두 국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브랜드. 삼성전자는 이번 제휴로 개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공급한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은 “다른 사업부문과 달리 삼성전자의 가전부문은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우선 흑자를 내기 위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사업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작년 초 ‘LG’ 브랜드로 미국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비교하면 서로 상반된 전략을 취하는 셈.

LG전자는 최근 국내 시판한 세계 최대 용량의 13kg급 드럼세탁기도 조만간 북미시장에 내놓으며 독자 브랜드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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