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8군 납품대가 업체서 수천만원 ‘뒷돈’…미군 포함 14명 적발

  • 입력 2004년 2월 4일 19시 26분


코멘트
미8군 공사 및 자재 납품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미8군 직원과 뇌물을 주고 공사를 따낸 납품업체 대표 등 14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민유태·閔有台 부장검사)는 4일 납품업체에서 금품을 받은 미8군 구매담당자 주모씨(44)와 납품 비리에 대한 감사를 무마하기 위해 금품 제공을 시도한 납품업체 대표 서모씨(53) 등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미8군 구매담당자 금모씨(41)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1000만원 안팎의 돈을 받은 미8군 소속 중위와 상사 등 납품 비리에 연루된 미군 2명과 군무원 2명의 범죄 사실을 미 육군 범죄수사사령부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한국 국적인 주씨는 2001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위조된 입찰서류를 눈감아 주고 인테리어업체인 S개발과 H기업을 납품업체로 선정하는 대가로 7600만원을 받은 혐의다. 한국 국적인 금씨는 2000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미8군 용산 공병대 작업관리과 구매업무를 담당하면서 S산업 등 2개사에서 “납품 과정에서의 미비점을 묵인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15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서씨는 군납 비리에 대해 감찰에 들어간 미8군 사령부 감사팀 감사관 안모씨에게 감사를 중지하고 부정 납품 행위를 눈감아 달라는 청탁과 함께 2만달러를 건네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 부장검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협약 서명국 중 위반 사례를 처벌한 예가 거의 없었는데 이번 수사로 한국의 협약 준수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줬다”며 “미8군의 군납시스템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