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 ‘주가조작 청부조직’ 적발

  • 입력 2004년 2월 3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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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담사, 증권사 직원 등 주식매매 전문가들을 동원해 배후에서 주가 조작을 돕는 이른바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 조직 운영자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김태희·金泰熙 부장검사)는 2002년 2월부터 10월까지 ㈜세우포리머 주가 조작에 참여해 170억원의 시세 차익을 올린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전 상장기업협의회 직원 맹모씨(46)를 3일 구속했다.

맹씨는 김모씨(구속) 등 ‘작전세력’으로부터 데이 트레이더 조직을 동원해 주면 주가 조작으로 얻는 이익금 중 30%를 분배해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참여해 2002년 2월 주당 870원이었던 세우포리머 주가를 10월 1만원으로 끌어올린 뒤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다.

맹씨는 주식을 일거에 매도할 경우 일반 투자자의 매수세가 부족하고 금융감독기관의 감시에 적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1차 매수 뒤 일반 투자자에게 다시 매도하는 이른바 ‘설거지작업’을 맡기로 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25억원을 받았다.

검찰조사 결과 맹씨 등은 보유하고 있던 20억원 상당의 외국인 계좌를 이용해 대규모로 주식을 매입하는 수법으로 일반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맹씨가 운영하는 데이 트레이더 조직은 계좌 3000여개를 보유해 한 번에 500억원대를 매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조직”이라고 말했다.검찰은 맹씨가 작전세력으로부터 주가조작 사실이 적발될 경우에 대비해 사건무마 청탁 명목으로 15억원을 별도로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금융당국을 상대로 실제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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