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資 금융시장 장악 문제 은행 국내에 우선 매각을"

  • 입력 2004년 1월 4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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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3일 “한국 금융시장을 외국 자본이 장악하는 것은 문제”라며 “외자(外資)의 과도한 진출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국내 은행을 국내 기관 투자가에 우선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이날 본보 경제부가 신년기획으로 마련한 ‘2004년 경제정책 좌담회’에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금융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외자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서 원칙적으로 자본의 국적을 가려서는 안 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한 나라의 기간산업은 예외이며 금융 산업은 준(準)공공재의 영역에 속하는 만큼 기간산업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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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외자의 유입은 금융 회사의 경영과 자산 투명성을 제고하고 첨단 위험 관리 기법을 전파하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경제 위기 때 외자가 급격하게 빠져 나가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되거나 국내 산업 정보가 해외로 유출되는 부작용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에 따라 △외자에 대한 최소한의 금융기능 유지 의무 부여 △국내 은행을 국내 기관 투자가에 우선 매각 △외자의 성격과 건전성 심사 강화 △국내 금융 기관을 외국에 팔 때 펀드보다는 은행 자본 우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좌승희(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외자의 한국 금융 시장 장악은 정부가 외자와 국내 자본을 차별하는 정책 때문에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국내외 자본간 동등한 경쟁 기반 조성을 촉구했다. 또 정창영(鄭暢泳)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방 경제라는 원칙은 지키되 금융 산업 성장에 따른 과실을 외국인이 독식하는 현상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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