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자본잠식 3조2402억…시중銀 단독인수 어려울듯

  • 입력 2003년 12월 19일 0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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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에 대한 자산 실사(實査) 결과 자본잠식 규모가 3조240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져 한 시중은행이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재매각하거나 하나은행, 우리금융지주 등 시중은행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산은이 참여해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해지고 있다.

LG카드 채권단은 회계법인 삼정KPMG에 의뢰해 LG카드의 10월 말 현재 자산을 실사한 결과, 추가 충당금 소요액은 4조2264억원에 이르는 반면 자기자본은 9862억원에 그쳐 순자산 손실액이 3조2402억원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삼정KPMG가 평가한 추가 충당금 소요액은 △대차대조표상의 상품자산(현금서비스 등)에 대한 대손(貸損) 충당금 2조175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및 자산 직매각 부문 평가손실 1조8540억원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실 및 고객들에게 주는 포인트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돈 1974억원 등이다.

실사 결과에 따르면 LG카드가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려면 채권단이 추진 중인 1조원의 출자전환과 LG카드가 올해 말까지 유상증자하기로 한 2000억원을 감안해도 최소한 2조원의 신규 자금이 필요하다.

즉 채권은행이 LG카드 경영권 프리미엄을 2조원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 한 입찰에 나서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사 결과를 감안할 때 산은을 제외한 시중은행이 단독으로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산은의 역할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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