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업시장도 불경기…"콩나물국밥집 불황 덕 봤다"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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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불황, 불황….”

기업들의 잇따른 구조조정과 청년 실업 증가로 창업 대기자들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실제 올해 창업시장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줄어든 창업=상당수 예비 창업자들은 경기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면서 창업을 미뤘다. 실제로 창업e닷컴이 최근 가맹점을 100개 이상 가진 프랜차이즈 본사 13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월 평균 가맹점 계약건수는 8.2개로 지난해(13개)에 비해 37%나 감소했다. 이는 그만큼 창업이 활발하지 못했다는 얘기.

이인호 창업e닷컴 소장은 “이미 창업한 사람들도 대체로 매출이 20∼30% 정도 하락했다”며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자금난을 겪으면서 부실 창업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3년에 ‘뜬’ 업종=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불황에 강한 업종이 인기업종으로 떠올랐다. 포장마차형 카페와 감자탕, 콩나물국밥 등 서민형 외식업이 대표적인 업종.

다른 한편으로는 올해 ‘웰빙(well-being)’ 트렌드의 영향으로 일반 상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건강에 좋은 상품을 판매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헬스센터, 한방스파, 유기농 식품 전문점 등이 이런 업종.

소규모 창업자들은 매출하락으로 크게 고전한 가운데 일부 역량을 갖춘 사업자들은 불황 속에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도 마찬가지. 불황 속에서도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대기업 못지않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면서 성장했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창업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 한 해였다”며 “올해는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층의 창업이 급증하면서 창업시장에서 온라인이 어느 때보다도 위력을 떨쳤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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