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서정우씨에 150억 전달]검찰 “수사 이제 시작에 불과”

입력 2003-12-09 18:53수정 2009-09-28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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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핵심측근인 유승민 전 여의도연구소장(앞)이 9일 오전 이 전 총재와의 면담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이 전 총재의 자택을 나서고 있다. 유 전 소장은 이날 오후 4시경 다시 이 전 총재 집을 찾았다. -이훈구기자
한나라당이 지난해 LG그룹에서 현금 150억원을 음성적으로 전달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이 수사의 파장은 한나라당의 ‘SK비자금 100억원’사건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계 2위인 LG그룹이 한나라당에 전달한 비자금은 수사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 기업이 정치권에 전달한 것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어서 이 돈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LG의 ‘커넥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LG그룹이 한나라당에 비자금 150억원을 준 경위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당 재정위원장이었던 최돈웅(崔燉雄) 의원의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전달했다고 밝히면서도 “수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해 문제의 150억원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복잡한 사정이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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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의 요청을 받은 강유식(姜庾植) LG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LG 대주주가 준비한 비자금을 당시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선거 사조직인 부국팀 부회장을 맡고 있던 서정우(徐廷友) 변호사에게 전달한 경위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

이에 따라 비자금 전달 경위를 밝혀내기 위해 최 의원의 ‘윗선’인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부와 LG그룹 총수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은 LG측에서는 비자금 전달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진 구본무(具本茂) LG 회장이, 한나라당측에서는 선거 사조직 및 공조직을 총괄했던 이 후보가 경위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검찰은 또 LG비자금 사용처도 조사하고 있어 일부 정치인의 자금 유용 혐의가 드러날 경우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그동안 계좌 추적을 통해 일부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기업 비자금을 차명계좌에 관리하면서 자금을 유용한 혐의를 상당 부분 밝혀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서 변호사에 대한 수사를 통해 LG 이외에 삼성 등 다른 기업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에 대한 수사도 확대하고 있어 LG비자금 수사는 ‘빅뱅’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검찰은 8일 서 변호사를 긴급 체포하면서 서 변호사의 개인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기업 모금 명세서 등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한 수사는 금명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수사 속도로 볼 때 민주당의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은 LG그룹이 민주당에 불법 대선자금을 전달한 단서는 아직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혀 ‘형평성’ 시비와 함께 한나라당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검찰이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에게서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을 이번 주 소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점을 감안한 조치로 분석된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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