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비자금 관련 ‘구조본’ 첫 수색…롯데 조준

입력 2003-12-05 18:56수정 2009-09-2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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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그룹 본사 26층 경영관리본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연합
검찰이 5일 롯데그룹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함으로써 이른바 5대 그룹의 ‘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또 이날 ‘현대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한나라당 박주천, 민주당 이훈평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국회가 이들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언제 처리할지 기약할 수 없어 ‘가재는 게 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 압수수색 등 기업수사=검찰이 이날 롯데그룹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하는 본사 경영관리본부와 롯데건설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함으로써 SK LG 삼성 현대자동차 등 5대 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단락됐다.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국회의원
이름 혐의적용 법조
박주천 의원(한나라당)현대에서 5000만원 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뇌물수수
이훈평 의원(민주당)현대에 하도급 공사 청탁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
박명환 의원(한나라당)자동차 부품업체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6000만원 수수특가법상 뇌물수수
박재욱 의원(한나라당)자신이 운영하는 대학 공금 107억원 횡령특가법상 횡령
박주선 의원(민주당)나라종금으로부터 5000만원 수수, 현대 비자금 수수특가법상 뇌물수수
정대철 의원(열린우리당)굿모닝시티로부터 4억원 수수특가법상 알선 수뢰

하지만 대선자금 불법 모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재벌 구조조정본부에 해당하는 곳을 압수수색한 것은 롯데가 처음이어서 다른 기업과는 달리 경영관리본부가 불법 대선자금 전달과 직접 관련이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대선 당시 5대 기업은 공식 후원금이나 비자금 등 대선자금을 주로 그룹 구조조정 본부를 통해 정치권에 전달했다는 게 검찰 안팎의 관측.

이날 압수수색에 대해 검찰은 “비자금과 관련이 있다”라고 밝혀 롯데건설-그룹 경영관리본부로 연결된 비자금 흐름을 포착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검찰은 롯데건설이 인건비를 과다 계상하거나 아파트 분양대금을 부풀리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그룹 경영관리본부측에 전달한 단서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대선자금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기업이 여전히 있다”고 말해 롯데가 조성한 비자금이 정치권에 전달된 정황을 확보하지 못해 압박 차원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달 말까지 기업 총수에 대한 소환 조사와 기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수사에 착수하지도 못해 수사가 올해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인에 대한 체포 동의안=검찰이 이날 ‘현대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한나라당 박주천 의원과 민주당 이훈평 의원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국회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법원이 두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을 국회로 보냄에 따라 국회에는 열린우리당 정대철 의원, 민주당 박주선 의원, 한나라당 박명환, 박재욱 의원 등 모두 6건의 체포 동의안이 계류돼 있다.

박명환 의원 등에 대한 체포 동의안은 6개월 가까이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아 다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 역시 언제 처리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

정치권은 이번 달 중 정기국회가 끝나더라도 임시 국회를 다시 소집해 사전 영장이 청구된 현역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탄 국회’를 계속 열 가능성이 커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은 지연될 것이 뻔하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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