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한아름종금사장 이문규씨 "황혼 창업…새인생 살아요"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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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가족을 포함해 주변 사람들 모두가 말리더군요. 인생을 마무리할 시점에 뭐가 아쉬워서 엉뚱한 일에 승부를 거느냐며 반대했습니다.”

60대 중반이라는 나이에 ‘늦깎이’ 창업을 한 이문규 높낮이 사장(65·사진)은 요즘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재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한국신용정보 부사장, 한아름종합금융 사장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

그런 그가 사람의 키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세면대 생산 회사를 차린 것은 지난해 6월. 한아름종금 사장 시절 함께 일하던 부하 직원들이 제품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회사설립을 제의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 그는 자본금 5억5000만원을 모아 회사를 설립했다.

5명으로 이뤄진 단출한 회사로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은 아웃소싱으로 조달한다. 이 사장은 “큰 회사 사장으로 있을 때는 몰랐는데, 중소기업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인력채용도 쉽지 않고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무조건 무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요즘 제품을 알리기 위해 건설회사 등을 직접 찾아다니고 있는 그는 “자식 또래의 사람들에게 제품을 설명할 때는 쑥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제품은 10초 안에 높이 조절이 가능한 세면대로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이 자신의 키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이미 몇 군데 건설회사 모델하우스에 제품을 설치했기 때문에 조만간 대규모로 아파트에 공급될 예정. 최근에는 어린이집 등에서 주문도 부쩍 늘고 있다. 소비자 가격은 시공비를 합쳐서 34만원 정도. 앞으로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팔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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