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김문희 '도덕성' 장외 설전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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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 정상영(鄭相永) 명예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金文姬·용문학원 이사장)씨가 장외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서로가 자신의 도덕성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이번 다툼은 법정공방에 이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대엘리베이터의 주식매입은 고 정몽헌(鄭夢憲) 회장의 영결식 날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우려한 현대그룹 최고경영진의 다급한 요청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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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유산상속 여부는 사후 9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상중(喪中)에 상속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데도 김문희씨가 '상중에 상속포기를 종용했다'고 말하는 것은 본인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문희씨는 "정상영 회장은 상속을 하라 마라고 할 권한이 없다. 그의 주식매입은 100%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정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를 내놓으라고 강요했다"며 "M&A 방어를 위해서라면 유사시 (제3자에게 넘겨서) 의결권을 살릴 수 있는 자사주를 팔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M&A 방어 의도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경영권 위협이 사라진 뒤에도 대량매집을 한 것을 보면 경영권을 뺏기 위한 것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정 회장이 '내 뜻에 동의하지 않으면 엘리베이터도 못한다'고 말한 기억이 있다"며 "더 이상 (정 회장과)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그룹의 대북사업과 관련, "대북문제 전문가인 현대아산 김윤규(金潤圭) 사장과 협의해 적절히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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