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부담 늘고 재정은 악화…내년 조세부담률 0.2 P% 하락전망

  • 입력 2003년 11월 12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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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 인하가 계속 늦춰지는 가운데 내년부터 보유세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늘어나 국민의 세(稅)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 지방세 등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조세부담률이 내년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당초 정부의 예상과 달리 오히려 올해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데도 국가 재정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해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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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2.8%였던 조세부담률이 특별소비세율 인하 등으로 내년에는 2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부동산 대책’을 통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대폭 올라 그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내년부터 재산세 과세표준이 실거래가 위주로 바뀌고, 종합토지세의 과표 현실화율도 높아지면서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전국 평균 기준으로 3∼5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을 살 때 내는 취득세와 등록세도 30∼5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양도소득세도 과세 기준인 국세청 기준시가가 오르고,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탄력세율이 적용돼 예년 평균 연간 징수액 2조원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최근 선진국에서는 법인세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조세부담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조세부담률이 한국보다 높긴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계속 하락하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일본은 17.2%(2000년 기준)로 한국보다 낮으며 미국은 22.7%(2000년), 독일은 21.7%(2001년)로 한국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다.

한편 국가 채무는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60조3000억원에서 2002년에는 133조6000억원으로 2.2배로 급증했고 올해에는 더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정부가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세금으로 경기 부양이나 투기 억제를 하다 보니 세제(稅制)가 복잡해지고 세율도 높아져 국가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쳐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철휘(李哲徽) 재경부 국고국장은 “내년에 조세부담률이 올라갈지는 결과가 나오기 전에 속단하기 힘들다”며 “부동산 세금 인상으로 거래가 줄어들면 세수(稅收)가 줄어드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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