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붙은 증시… 800선 돌파할까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8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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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16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74포인트(1.67%) 오른 776.97로 마감, 지난달 9일 세워진 연중 최고치(767.46)를 한 달여 만에 경신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모두 활발한 매수세를 보인 가운데 외국인은 898억원어치를 사들여 10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17일 3·4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2% 가까이 올라 46만원선에 바짝 다가섰으며 현대차 LG전자 KT 등도 모두 3% 넘게 상승했다.

▽아시아 증시 동반 강세=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의 3대 요인으로 △아시아 증시 강세 △기업 실적 개선 △업종별 종목별 순환 강세를 지적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 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 주가가 크게 오른 것은 특별한 호재가 있다기보다는 외국인들이 아시아 시장 전반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가권지수도 6,000포인트를 돌파했으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도 1만1000엔을 넘어섰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국내외 기업들의 3·4분기와 4·4분기(10∼12월) 실적 전망도 강력한 주가 지지 요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정보기술(IT)에 비해 아직 실적이 좋지 않은 내수업종은 4·4분기에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서 “음식료 등 필수 소비재 쪽은 이미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즘 국내 증시에서 경기민감주-내수주가 ‘투 톱(Two Top) 체제’를 형성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지적이다. IT업종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주력 업종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만한 후발주자들이 생겨나면서 주가 하락에 대비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800선은 가능할까=많은 전문가들은 일단 현 증시가 추가 상승을 이어가면서 800선을 돌파할 만한 체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증권 신성호 전무는 “주가가 내년 1·4분기(1∼3월) 900선 진입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도 “시장의 관건은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강도 높게 유입될지 여부”라며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고치를 돌파한 이상 790∼800선을 내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박만순 이사는 “최근 증시가 자금유동성에 너무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을 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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