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해운에 480억원 지원…"투자차원" 해명

  • 입력 2003년 9월 4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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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SK해운에 계열사인 SK건설이 480억원을 지원한 것으로밝혀져 ‘선단(船團)식 경영’의 구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건설은 2월 17일 SK해운이 발행한 기업어음(CP) 200억원, 25일 300억원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SK건설은 이후 계속 만기연장을 해줘 현재 480억원이 남아있다.

SK해운은 올 3월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후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 조사와 검찰고발 등을 겪으며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SK건설의 투자인가=SK건설은 “은행금리는 연 3%대에 불과하지만 SK해운 CP금리는 9%나 돼 투자 차원에서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은행 여신담당자는 SK건설은 2002년 1918억원 적자를 냈다”며 “올 상반기 167억원 흑자로 돌아섰으나 480억원을 CP에 투자할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용위험이 높아진 SK해운이 차입금 상환을 위해 SK건설의 지원을 받은 것이며 SK해운이 SK건설의 2대주주(31.0%)여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SK해운은 올 상반기(1∼6월) 3000억원의 단기차입금 만기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주주 증자를 시도했다. 그러나 SK㈜는 소버린자산운용이 새로운 최대주주로 등장하면서 증자참여가 불가능해졌고 SK글로벌은 은행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증자가 무산됐다.

▽SK해운, 외부자금조달 막혀=SK해운은 2002년 경영실적에 대한 회계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SK글로벌의 자금 4300억원을 ㈜아상(옛 선경목재)에 전달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고 ㈜아상에 빌려준 528억원을 떼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이후로는 정상적인 회사채 및 CP 발행, 금융권의 신규대출, 증자 등이 막혔다.

한편 증권선물위원회는 분식회계에 대한 벌칙으로 SK해운의 유가증권발행을 1년 동안 금지시켜 SK해운은 차입금 만기를 계속 연장하거나 영업이익으로 빚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행히 전반적인 해운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부도위험에는 몰리지 않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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