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월증시 전망]5개월 연속 상승…800고지 오를까

  • 입력 2003년 8월 31일 17시 55분


“황소(상승장을 의미) 뿔에 받힌 곰(하락장을 의미)이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오석현 SK증권 투자전략실차장)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빨리 오른 느낌이다.”(이승훈 JP모건 증권 전무)

주식시장은 올 4월 말 상승추세로 돌아선 이후 종합주가지수 750선을 넘어서는 등 숨 가쁘게 달려왔다. 무려 5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젠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 더 커지는 시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중 최저점(3월) 대비 45% 급등에 따른 경계심리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등에 업은 매수세력간의 치열한 매매공방을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종합주가지수가 9월 중 최고 800선 언저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9월 중순을 전후해 조정권에 접어들 수 있는 만큼 대비책도 세우라는 주문도 빼놓지 않는다.

▽상승장 이어질까=한국 증시가 국내 경기상황보다는 미국경기 회복 가능성을 더 반기는 점을 감안하면 9월에도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고용지표도 최근 개선되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국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는 최근호에서 “미국 기업들의 3·4분기(7∼9월) 실적은 정보기술(IT) 업계를 중심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외국인이 작년 초처럼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국으로 유입되는 외국인 매수자금은 세계경기가 살아나면서 들어오는 중장기 성격의 자금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다.

▽상승세의 복병=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표정은 그렇게 밝지 못하다.

미국 경기회복 가능성에도 불구, 국내 경기사정은 상승장을 뒷받침해 줄 만큼 좋아지는 기색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체감경기가 바닥권에 있는 데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주식 매수에 미적 미적대고 있다. 외국인에 의존하는 장세에선 수급상황이 언제든지 꼬일 수 있다.

9월 장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대투신운용 이헌우 펀드매니저는 “연기금과 은행 등 주요 기관들의 주식투자 비중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조정이 있더라도 짧은 조정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LG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국내 유동성이 보강되지 않는다면 이달 중순 이후 지수는 조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국내경기 부진이 부담이 된다”면서 700∼780선의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 심화 △원화가치 상승(달러당 원화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채산성 하락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 등도 9월 증시에 영향을 미칠 악재로 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9월 증시 전망
삼성LG대우 현대대신
예상 종합주가
지수 고점(高點)
800 안팎780∼800700∼780700∼850800 안팎
경기 및
증시 전망
-추석전후 소비지출 개선여부 주목
-기관·개인 매수 전환 난망
-9월 중순이후 조정 받는 ‘전강후약’ 장세
-미국 증시 과열권 접근
-국내경기 침체 지속
-한국증시 PER 급속 상승(다른 신흥국 대비)
-국내 수출 호조·소비 회복세 진입
-기관·개인 매수 전환 조짐
-외국인 매수세 약화
-기관 매수 전환, 개인 매수는 4·4분기이후 가능
유망 업종IT, 소재, 산업기계, 운수장비IT, 소재, 산업, 금융IT, 화학, 기계화학, 조선, 반도체
자료:각 증권사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