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서 고객 카드정보 빼내 美서 신용카드 위조 억대 사용

  • 입력 2003년 8월 26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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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장비로 주유소에서 카드를 사용한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위조한 뒤 1억3000만원을 부정사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는 장비로 주유소에서 고객들의 신용카드 정보를 훔쳐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위조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하모씨(23·여) 등 2명을 26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씨는 지난달 17일 미국에서 최모씨(재미교포)로부터 신용카드의 신용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스키머’라는 장비를 받아 귀국해 평소 알고 지내던 설모씨(27·구속) 등 2명을 서울 은평구 등에 있는 주유소에 취업하게 한 뒤 손님의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혐의다.

스키머 4대를 최씨로부터 받은 하씨는 5∼18일 신용카드 550여장의 정보를 빼낸 뒤 스키머를 미국에 있는 최씨에게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스키머를 넘겨받은 최씨는 신용카드 120장을 위조,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용 칩을 구입한 뒤 현금 1억3000만원으로 바꾸는 ‘돈세탁’을 거쳐 이 중 3000여만원을 하씨에게 보내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기계에 대고 그으면 대당 100∼400개의 신용카드 정보를 저장, 손쉽게 신용카드를 위조할 수 있는 스키머는 국내에서 범죄에 이용된 전례가 없는 신종장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인터폴에 최씨의 수배를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도 신용카드 정보가 해외에 있는 위조범들에게 쉽게 유출되고 있다”며 “주유소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반드시 직접 지켜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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