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회장 자살 충격]"증시 충격 적을듯"

  • 입력 2003년 8월 4일 17시 51분


정몽헌 회장이 숨진 4일 현대상선 현대상사 등 정 회장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최고 8% 하락했다. 박경모기자
정몽헌 회장이 숨진 4일 현대상선 현대상사 등 정 회장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최고 8% 하락했다. 박경모기자
정몽헌(鄭夢憲·MH)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자살이라는 갑작스러운 악재로 MH계열 관련주가 동반하락했다.

증시는 향후 파장 등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현대그룹 계열사가 분리돼 있고 관련 주식의 증시 영향력이 크지 않은 등의 이유로 여파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4일 현대상선과 현대종합상사의 주가는 이전 거래일보다 각각 8.72%, 8.33% 하락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증권 등 정 회장의 지분구조에 엮여있는 종목들도 4% 안팎으로 떨어졌다.

정 회장이 얽힌 계열사 관계를 통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회사는 5개사. 그가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상선(지분 4.9%) 외에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등도 자살 여파의 사정권 안에 들어 있다.

그러나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현대그룹 계열 분리 후 정 회장 라인의 계열사는 상당수가 부실한 것만 남아 증시 영향력이 거의 없다”며 “이번 사건은 심리적 차원의 짧은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 회장처럼 성장회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온 최고경영자(CEO)의 사망설에 대한 당시 증시 반응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

일부에서 거론되는 지분 경쟁과 단기 주가부양 기대감에 대해서도 증시 관계자들은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미 지분구도가 정리돼 있는데다 대부분이 ‘허약 체질’이어서 탐낼만한 회사가 없다는 이유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에서 기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는 부담은 클 수 있다”면서도 “한국 증시가 과거와는 달리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사건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별종목으로 따져볼 때 현대종합상사는 8월 중순 대주주 완전감자로 1.2% 지분을 갖고 있던 정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예정이고 폭풍의 핵인 현대아산은 비상장 회사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계열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현대상선에 각각 4200억원, 590억원대의 지급보증을 선 상태지만 계약내용상 별 부담은 없다.

단, 대북송금문제가 걸려있는 현대상선과 현대상사는 정 회장 사망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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