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채권' 국내 첫 발행…은행보다 금리2∼3%P높아

  • 입력 2003년 5월 1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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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할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지급하되 주식처럼 만기가 없는 것이 특징.

외국에서는 은행의 자본 확충 또는 자금조달 용도로 자주 활용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발행된다. 발행금리가 은행 정기예금보다 2∼3%포인트 높아 은행이자로 생활하는 퇴직자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은행이 파산하면 채권소지자는 원리금을 돌려받는 순서가 가장 뒤로 밀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외환은행은 28일부터 만기 30년, 연 8.5% 확정금리의 하이브리드 채권 1000억원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자소득세율(주민세 포함) 16.5%를 감안해도 연간 수익률이 7.97%로 일반정기예금의 2배 수준이다. 최저판매금액은 100만원이며 100만원 단위로 판매된다.

이 채권은 3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며 5년 후에는 은행이 언제든 갚을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생긴다. 발행 후 10년이 지나면 이자율이 10.0%로 높아진다.

세제상으로는 분리과세 선택이 가능해 고액의 금융소득자는 하이브리드에서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 분리과세를 신청,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정기예금처럼 중간에 해약하고 원금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은행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채권을 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채권매입자가 대부분 이자수익을 노린 투자자로 예상돼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외환은행은 6월에 1500억원어치를 추가로, 국민은행은 이달 중 연 6%대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한다.

국민은행은 상하반기에 총 1조3000억원을 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시장조사 결과 발행금리는 6%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도 5월에 3500억원 규모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며 금리는 7%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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