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투기조장' 논란속 인하전망

  • 입력 2003년 5월 11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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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인하할 전망이다.

인하 폭은 현행 4.25%에서 4.0%로 0.25%포인트가 예상되며 이번 인하는 작년 5월 0.25%인상 이후 1년만의 금리변경이 된다.

한국은행 박재환 정책기획국장은 11일 "콜금리 인하여부는 전체 거시경제 기조를 감안하여 결정해야 한다"며 "경기침체가 사스 등 예상외의 변수로 심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금리인하가 부동산투기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는 인과관계를 잘못 분석한 것"이라며 "부동산 투기는 주택의 수요와 공급, 투자차익 등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 만큼 정부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통위 위원들은 13일 회의에서 사스와 북핵 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하반기 경제 회복 여부를 집중 검토한 뒤 하반기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사스의 피해가 예상외로 크다고 판단할 경우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은은 내부적으로 사스와 북핵사태, SK글로벌 문제 등으로 올 해 성장률이 4%를 밑돌 것으로 예상돼 위축된 투자와 소비심리를 풀어주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한은은 또 이라크 전 이후 국제 유가 하락으로 물가가 비교적 안정된 데다 작년 12월 이후 악화됐던 경상수지도 개선조짐을 보여 부동산 쪽을 제외하면 금리인하에 따른 물가부담은 상당히 덜어진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정부는 금리인하에 따른 부동산투기 재연 우려를 줄이기 위해 신도시 건설과 세제개편, 분양권 거래제한 등의 관련 대책을 이미 발표했다.

하지만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의문시되는 데다 부동산투기만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많아 한은의 금리 결정에 따른 후유증도 클 전망이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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