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프랑스상의 쿠벤회장 "주5일제 도입 신중해야"

  • 입력 2003년 4월 2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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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도입된 프랑스의 주35시간 근무제는 프랑스 내에서 아직도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한국도 주5일 근무제 도입에 좀 더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한 프랑스 기업인들이 29일 밝혔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저에서 열린 제3차 한국-프랑스경제전략위원회에 참석한 파트리스 쿠벤 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프랑스에서 주35시간 근무제는 당초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던 계획에 실패했다”면서 “원래 주당 39시간에 하던 일을 35시간으로 줄이려니 노동의 질도 하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주35시간 근무제는 실업률 감축이 최대 목표였고 한국의 주5일 근무제는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단면적인 비교는 힘들다”고 전제한 뒤 “프랑스의 일부 기업들은 주35시간 근무 도입으로 10∼15%의 인건비 절약이라는 목표를 이룬 경우도 있지만 노동시간 단축은 고용주와 종업원 모두에게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쿠벤 회장은 한국의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대한 주한 프랑스 기업들의 입장과 관련해 “은행 등 금융계의 경우 반대가 적지만 한국까르푸 등 판매·유통 기업들은 당장 고용을 크게 늘려야 하므로 반대가 많다”면서 “한국은 정부 재계 노동계간의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주5일제 도입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의 주35시간 근무제는 비록 경제적으로 성공했다고 할 수 없지만 사회적으로 자유시간을 많이 갖게 됐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레저산업이 활성화되는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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