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부동자금 증시 돌아오나…외국인 매수행진

  • 입력 2003년 3월 24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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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 발발을 계기로 금과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에 쏠렸던 떠돌이 투자자금이 증시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24일 매주 수요일 기준으로 1주일간의 미국 뮤추얼펀드 동향을 조사 발표하는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3월 13∼19일 조금이라도 한국 주식에 투자를 하는 미국 주식형펀드 중 한국에 들어온 돈이 나간 돈보다 7억6000만달러 많았다.

특히 지난 1주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기준으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규모인 1억5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반면 유럽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는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온라인 금융 전문지인 배런스는 24일 이 같은 미국내 투자자금 동향을 토대로 “이라크전쟁이 조기 종결될 경우 아시아 증시, 그 중에서도 대만과 한국 증시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금도 조심스럽게 증시로 흘러들고 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 이후 단기 부동자금의 피난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14조원이 빠져나간 데 반해 고객예탁금은 2조9000억원 늘어나 1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환매사태가 진정된 지난 주 후반에도 실질예탁금이 6000억원 늘고 주식형수익증권 잔고가 4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주식투자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증가분이 그대로 주식 매수로 연결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기관투자가들의 정책성 자금 투입도 갈수록 위력을 잃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투자 예정금 1조원 가운데 8000억원과 증권 유관기관 4000억원 중 2000억원이 이미 투입됐고 1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도 절반가량 진행됐다.

이렇게 볼 때 주식시장은 아직도 ‘목이 마른’ 상태다. 전쟁 발발 직후 증시 참여의 호기를 놓친 부동자금이 뒤늦게 들어올 수는 있지만 보수적인 투자자금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자금의 증시 가담은 이라크 전황에 달려 있고 보수적인 투자자금의 증시 유입은 주가 추세가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에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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