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닥다지기' 나섰나?…외국인 관심종목 살펴야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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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에 북한 미사일 자료 화면만 나와도 한국 주식을 파는 못 말리는 이들이 있는 반면 한국 사람보다 한국 경제를 더 낙관하면서 3년이고 5년이고 갖고 가는 투자자도 많다.’

메릴린치 이원기 전무는 “외국인 투자가의 구성과 행태가 다양하다”고 말한다.

1월말 현재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은 시가총액의 36.3%인 88조1236억원. 사나흘에 걸쳐 1% 정도(수천억원)만 비중을 줄여도 한국 증시가 흔들린다.

이를 감안할 때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올들어 선별적으로 사들여 온 일부 종목조차 내다팔고 있지만 ‘셀 코리아(Sell Korea)’의 전주곡이라기보다는 다른 나라 주식에 비해 고평가된 한국 종목을 떨어지기 전에 미리 파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 매도 규모와 배경〓올들어 두 달동안 외국인은 32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를 5207억원어치 순매도했고 SK텔레콤(716억원·이하 순매도 규모) 현대자동차(807억원) 국민은행(2141억원) 등도 대거 팔아치웠다. 대신에 한화석화 포스코 대우조선해양 등 업황이 뚜렷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화학 철강 조선 업종의 대표주를 꾸준히 사모았다. 하지만 2월 중순 들자 이들 종목도 내다팔기 시작했다.

모든 업종에서 매물이 나오자 “북한 핵문제 장기화에 따른 ‘셀 코리아’ 본격화”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00선은 그 동안 외국인이 좀처럼 순매도로 나오지 않았던 지수대라는 점에서 손절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대증권 한동욱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한국 기업의 주가가 올해 실적 전망치에 비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고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올들어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에서도 보기 드문 약세를 보인 것도 북핵 문제 등 컨트리 리스크보다는 상대적 고평가 탓이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투자 포인트〓시장 흐름과 큰 관계는 없지만 건설과 가스 업종의 일부 중소형주에는 여전히 외국인 매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건설 LG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삼천리 한국가스공사 부산가스 등이다.

주요 외국인 관심 종목에 대해서는 외국인 매매 행태를 일종의 바닥다지기 관점에서 장세 판단에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대우증권 김평진 선임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업종 대표주와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철강 화학 등 기초 소재 업종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시점이 증시 흐름의 의미있는 변화 시점과 맞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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