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명광고]독일 유니세프 아동권리 캠페인

  • 입력 2003년 3월 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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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5∼14세 어린이 2억5000여만명이 가난 때문에 노동을 하고 있다. 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6세도 안 된 어린이들이 카펫 공장, 벽돌 공장에서 휴식 없이 하루 14시간씩 일을 한다. 해마다 100여만 명의 어린이가 매춘시장으로 팔려 나간다.

광고 이야기에 왜 우울한 서두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우울한 소재로 최근 열린 세계적인 광고제인 ‘칸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광고가 있다.

‘공익광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반공, 불조심, 음주운전예방, 헌혈, 금연, 마약, AIDS, 이런 소재들이 단골손님들이지만 오늘 소개할 독일의 유니세프 공익광고는 어린이들의 노동력 착취를 우회적으로 얘기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말 그림 정도가 있음직한 청바지 태그자리엔 재봉틀을 돌리는 아이가, 승마를 한다든가 골프를 하는 로고가 있음직한 면 셔츠 가슴엔 목화 솜을 따는 아이가, 운동화의 ‘나이키’나 ‘퓨마’ 정도의 로고가 붙었어야 할 자리에는 신발에 풀칠하는 아이 그림이 있다.

이 광고는 우리가 즐겨 입고 신는 옷과 신발이 바로 어린이들의 힘겨운 노동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로고의 변화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충격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고사리 손이 만들었으니 청바지를 입지 마세요, 면 셔츠를 입지 마세요, 운동화를 신지 마세요’ 식의 단순한 논리는 아니다.

이 광고에서 유니세프는 말한다.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당신의 관심을, 당신의 지갑을 조금만 열어 주세요.’

1980년대 유니세프는 모든 개발도상국에서 대대적으로 아동의 생존을 위한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적은 비용으로 어린이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10년 동안 전개됐으며 80년대 말까지 약 1200만명의 어린 생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어린이 노동에 관한 캠페인도 많은 효과를 거두어 전 세계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권리, 교육받을 권리를 조금이나마 찾기를 바란다.

강석란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kangsr@ori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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