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 사람 절반 소득세 안내…면세율 美-日의 2배 넘어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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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거나 근거자료 없이 세금을 내는 납세의무자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세연구원이 28일 발표한 ‘조세정의 구현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자영업자 등 종합소득세 납세의무자 381만명 가운데 52.6%인 200만명이 과세기준에 못 미쳐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았다.

또 종합소득세 확정신고를 한 178만명 가운데 기장(記帳)을 한 납세자는 45.4%인 79만명에 불과했다.

1999년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자 1023만명 가운데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면세자는 474만명으로 46.3%에 이른다. 미국과 캐나다는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17%, 일본과 영국은 20%이다.

일반과세자보다 간편한 절차에 따라 부가가치세를 내는 간이과세자는 181만명으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371만명의 48.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이 낸 부가가치세액은 전체 부가가치세액의 1.76%에 불과했다.

간이과세자는 영수증에 근거해 매출액과 매입액을 일일이 따지지 않고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세금 탈루가 이뤄지기 쉽다.

김재진(金裁鎭)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간이과세제도는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세금경감장치로 인식돼 순기능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7개국뿐이다.

김 연구위원은 “공평한 과세를 위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사람의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고 장부 등 근거자료에 의해 세금을 내는 사람의 비율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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