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나빠진다…경기실사지수 2년만에 최저치

  • 입력 2003년 2월 7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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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 전망이 2001년 1·4분기(1∼3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또 수출, 설비투자, 공장가동률, 채산성 지표도 일제히 하락하는 등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 심리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음달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2월 제조업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4로 2001년 1·4분기의 67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수출 기업의 업황 전망 BSI는 81로 내수기업의 85보다 더 비관적이었다.

업황 전망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비관하는 기업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또 기업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를 나타내는 제조업 업황 전망 BSI도 80으로 2001년 3·4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은은 지난해까지는 분기별로 기업경기조사를 했으나 올해부터는 월별로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1월의 생산설비 수준전망 BSI는 104로 기준치보다 다소 높았지만 설비투자 실행전망 BSI는 98로 작년 4·4분기(100)보다 소폭 하락해 설비투자가 지연될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심리 위축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을 떠받칠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과 설비투자 BSI도 하락함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1월 매출증가율 BSI는 88로 2001년 3·4분기(80)이후, 2월 매출증가율 전망 BSI는 93으로 2001년 4·4분기(92) 이후 각각 최저였다.

가동률 BSI(93)와 가동률 전망 BSI(97)도 모두 작년 4·4분기보다 낮아지면서 100 아래로 떨어져 앞으로 제조업체의 공장가동률이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또 채산성 BSI(82)와 채산성 전망 BSI(83) 역시 떨어져 기업수익성이 나빠질 것을 예고했다.

기업들은 경영의 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9.2%)을 가장 많이 꼽고 차기 정부가 각종 불안 요인을 조속히 해소해줄 것을 희망했다. 이어 내수 부진(18.4%)과 경쟁 심화(10.9%)도 중요한 걸림돌로 지적됐다.

김대진(金大鎭) 한은 산업분석팀 과장은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로 매출 및 생산이 둔화되고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기업의 투자심리도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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