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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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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해지고 정부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서로의 상품들이 엇비슷해지고 있는 것. ‘금융권역(金融圈域)’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형’ 상품이 나오고 업계만의 특정상품은 사라지고 있다.
▽‘독점상품’의 감소〓삼성투신운용 한국투신운용 등 일부 투신사는 최근 ‘장기주택마련 펀드’를 내놓았다. 얼마 전까지도 은행권의 ‘특정 상품’이었지만 최근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증권(또는 투신)에도 판매가 허용된 것.
만기 7년 이상의 적립식 상품으로 비과세에다 소득공제 혜택까지 갖췄다는 점은 은행의 ‘장기주택마련저축’과의 공통점. 그러나 △원칙적으로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주식에도 30∼40% 투자할 수 있는 ‘혼합형’을 판다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희망’을 거는 투자자라면 은행보다 투신권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개인연금도 각 금융권이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조금씩 성격은 다르다.
하나은행 PB지원팀 김성엽 팀장은 “99년 은행에 주식형 신탁상품과 수익증권의 판매를 허용하는 등 금융권별 독점상품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별성이 줄어드는 금융상품〓여기에다 금융권별 ‘영역’을 침범하는 상품도 줄을 잇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을 내기 어렵자 엇비슷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은행권에선 정기예금에다 주식파생상품의 투자를 가미한 상품을 많이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이 8일 2000억원 한도로 15일까지 판매키로 한 ‘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은 첫날에만 805억원어치가 팔려 ‘조기매진’이 예상되고 있다. 원금은 보장하면서도 이자만을 주가지수선물에 투자해 최고 연 22.19%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투자자의 관심을 끈 것.
반대로 투신권에서는 은행의 특징인 ‘원금보장형’ 상품의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이면서 이자만을 주식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올리자는 것. 내용상으로는 은행권의 ‘플러스 α형 정기예금’과 같지만 원금이 보장되지 않은 실적상품이라는 게 차이점이다.
| 금융권별 유사 상품 비교 | ||||||
| 구분 | 장기주택마련 | 원금보장+α | ||||
| 은행 | 증권(투신) | 은행 | 증권(투신) | |||
| 상품종류 | 저축 | 신탁 | 채권형 | 혼합형 | 정기예금 | 채권형펀드 |
| 특징 | 연 5∼6%대의 확정금리 | 실적형(채권형,혼합형) | 채권과 유동자산투자 | 주식에 30∼40%투자 | 원금이 보장 | 실적상품 |
| 공통점 | △가입자격:만 18세 이상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1주택소유자△저축금액:1회 1만원 이상, 분기당 300만원 이내△혜택:이자소득비과세, 세대주는 불입액의 40% 소득공제 | 원금에서 나올 이자수익만을 주가나 금리 등의 파생상품에 투자해 추가수익을 올리는 형태 | ||||
▽영역별 장벽은 더욱 줄어들 듯〓씨티은행 자산관리 담당 김용태 상무 등 전문가들은 “저수익성 구조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향후 금융권별 장벽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 금융권이 지향하고 있는 ‘자산관리업’도 차별화를 줄이는 한 요소. 삼성증권의 한 관계자는 “자산관리가 강화되면서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은행은 물론 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선보일 ‘방카슈랑스’(은행+보험)도 금융권역간의 장벽을 크게 낮출 전망이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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