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년 설비투자 31조"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38분



내년에 기업들의 투자가 비교적 큰 폭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조사결과가 나왔다.

산업자원부가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발표한 ‘2003년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내년 설비투자는 약 31조200억원으로 올해 실적 28조1500여억원(추정)보다 10.2%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1%가량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전자부품(23.7%) 정보통신(12.2%) 가전(1.0%) 타이어(8.4%) 시멘트업종(9.3%)이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또 올해 감소세를 보였던 일반기계(53.2%) 자동차(36.6%) 석유화학(12.0%) 반도체(12.8%) 에너지업종(9.9%)도 내년에는 오름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반면 섬유 정밀화학 항공 등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올해 증가세를 보였던 조선 철강 비철금속 유통업종은 내년에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조사됐다.

산자부는 내년에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투자보다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신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는 올해 20.0%가량 줄었으나 내년에는 21.3%가량 늘고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도 올해 9.6%에서 내년에 18.8%로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화 투자도 올해 30.7%, 내년에 27.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대답했으나 미국-이라크전쟁 가능성, 고유가 등 불안요인도 많아 실제 투자가 이처럼 증가할지는 불투명한 요인이 많다고 경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2개월여 전 10여개 반도체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내년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서는 23.7%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20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12% 증가’로 낮췄다.

한편 SK그룹은 내년에 시설 및 R&D 분야에 올해보다 10% 이상 늘린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SK는 내년 시설분야에는 올해의 3조8000억원보다 약 11% 늘어난 4조2000억원, R&D 분야에는 올해의 5000억원보다 20% 늘어난 6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SK 관계자는 “내년에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생존과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투자액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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