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기업-자산’ 찾기가 투자 첫걸음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7시 44분



《누구나 아는 정보만 듣고 종목을 고른다면 주식투자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그렇다고 남들과 다르게 투자하겠다며 근거없는 루머를 좇는 것은 더 위험하다. 훌륭한 투자자는 남들이 외면하는 정보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숨은 기업’과 ‘숨은 자산’을 찾는 것이 좋은 투자의 출발점이다.》

▽꼭꼭 숨은 기업〓한국 소주시장의 선두주자는 참이슬. 그런데 참이슬이 잘 팔릴수록 즐거워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참이슬의 녹색 소주병을 만드는 금비라는 회사다.

맥주와 음료수 시장에서 유리병은 캔과 페트병에 밀리는 추세. 그러나 유독 소주시장에서는 여전히 ‘병소주’가 인기다. 소주는 맥주처럼 빨리 마시는 술이 아니어서 개봉한 뒤에도 열전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용기가 필요하다. 캔보다 병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많은 유리병 업체가 문을 닫아 지금은 유리병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 됐다. 금비도 1999년 이후 공장가동률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샴푸나 비누는 경기가 좋건 나쁘건 소비자들이 쓰지 않을 수 없는 생활필수품.

이런 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는 보통 안정적인 실적을 자랑한다. 그런데 생활용품이 잘 팔릴수록 비누와 샴푸의 원료를 공급하는 KCI라는 회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로레알사에 샴푸 제조 첨가제를 파는 수출계약을 하는 등 사업을 확장 중이다. 순이익도 계속 느는 추세. 올해 3·4분기(7∼9월) 누적 순이익이 17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이익을 넘어섰다.

▽보물을 숨겨둔 기업〓소스시장의 최강자 오뚜기의 자회사를 살피다보면 이 회사가 ‘조흥화학’이라는 보물을 숨겨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뚜기는 그동안 꾸준히 이 회사 주식을 사서 모아 6월 이후 조흥화학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흥화학은 올해 매출 200억원에 영업손실 12억원의 그저 그런 회사로 보이지만 사실은 ‘뜻밖의 보물’이다. 무차입 경영에다 무려 5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갖고 있는 ‘현금 덩어리’이기 때문.

카스테레오를 만드는 회사인 다함이텍도 숨겨둔 보물이 있다.

다함이텍의 자회사 가운데에는 다함이텍이 9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다함넷이라는 회사가 있다. 그런데 이 다함넷은 시가 800억원이 넘는 골프장을 갖고 있다. 이 골프장의 가치는 현재 다함이텍 시가총액 550억원보다 더 높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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