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기업 CEO들 "내년 성장률 5%대 이하"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7시 35분


한국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절반 이상의 CEO가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거나 이미 침체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15일 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100대 기업 최고경영자 경제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의 97%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전망치(6.2%)보다 낮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한국경제가 5%대 성장을 할 것이라는 응답이 45.5%로 가장 많았으며 4%대 성장을 예상한 CEO는 27.3%였다. 3%대라는 응답은 22.2%, 2%대라는 응답은 2.0%였으며 반대로 6%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은 3.0%에 불과했다.

내년 물가에 대해서는 78.0%가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쟁 발발에 따른 유가불안 등의 이유를 들어 올해 한국은행 전망치(2.7%)보다 높은 3∼4%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부적으로는 3%대로 본 전망이 47.0%로 가장 많았으며 4%대는 31.0%, 5%대는 17%, 2%대는 3.0%, 6% 이상은 2.0%순이었다.

내년 투자계획에 대해서는 54.0%의 CEO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14.0%는 소폭 축소, 7.0%는 대폭 축소할 것이라고 답해 70% 이상의 CEO가 신중하게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금리에 대해 52.5%의 CEO가 6∼7%대, 28.3%는 4∼5%대, 18.2%는 8∼9%를 적정한 금리 수준이라고 응답해 저금리 기조유지를 선호하는 쪽이 대세였다.

현 정부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서는 51.5%의 응답자가 ‘그저 그렇다’, 34.3%는 ‘대체로 긍정적’, 2.1%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12.1%였다. 또 4대 부문 구조조정 가운데 금융 부문의 구조조정이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됐으며 가장 미진한 부분으로는 공공 부문이 꼽혔다.

특히 노동 부문의 구조조정이 미진하다는 응답은 지난해 26.4%에서 올해 35.8%로 증가,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정부가 어떤 경제정책을 가장 우선시 해야 하는가의 질문에 대해서는 38.9%의 CEO가 ‘시장기능 중심의 경제정책 확립’이라고 답했으며 다음은 △규제 완화(25.0%) △신(新)노사문화의 정착과 노동생산성 제고(22.2%) △투자규모 확대를 통한 경기활성화 정책의 수립(13.9%) 등의 순이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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