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경기전망 악화…기대지수 5개월째 하락

  • 입력 2002년 12월 13일 18시 39분


내수 경기가 빠른 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지수가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비관론이 더 늘고 있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 전망조사’에 따르면 6개월 뒤의 경기·생활형편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93.4로 다섯달째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0월(92.9)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치다.

또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의 경기상태와 생활형편을 나타내는 소비자 평가지수도 80.9로 지난해 10월(79.0) 이후 가장 낮았다.

신후식(申厚植)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로 소비심리가 더 얼어붙었다”면서 “북한 핵문제, 이라크전쟁 위험 등 단기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불안요인이 많아 앞으로의 경기도 매우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11월 소비자 기대지수는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 △내구재 소비 △외식·오락 지출 등 5개 항목 모두 10월보다 하락했다.

특히 경기전망에 대한 기대는 9월 105.9에서 10월 87.8로 급락한 데 이어 11월에는 81.9로 더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10월(81.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6개월 뒤의 생활형편에 대한 기대도 96.2로 생활이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구소비재 구매(92.2), 외식·문화 지출(90.8)도 하향곡선을 그렸다. 소비지출항목(104.2)만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유일하게 100을 넘었다.

소득계층별로는 월평균수입 100만∼149만원인 계층과 100만원 이하 하위계층의 소비자 기대지수가 각각 91.2와 88.6으로 조사돼 소득이 낮을수록 경기와 생활형편에 대한 위기감이 높았다.

또 월평균수입 250만∼299만원인 계층과 최상위인 300만원 이상인 계층의 지수는 각각 96.1과 95.7로 저소득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김광현기자 kkh@donga.com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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