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銀 정해 신용 높여라”

  • 입력 2002년 12월 4일 17시 46분


중견기업에 다니는 박모 과장(39)은 최근 A은행에서 신용대출 2000만원을 받았다. 금리는 연 11.16%. 돈이 더 필요했지만 은행 직원은 2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박 과장과 같은 회사에 다니는 김모 대리(34)는 집을 사면서 부족한 돈을 신용대출로 메우기 위해 A은행을 찾았다. 김 대리의 신용대출 한도는 3000만원. 금리는 연 8.66%였다. 직장 상사인 박 과장보다 대출금리는 2.5%포인트 낮고 대출한도는 1000만원 높다.

연봉이 적은 김 대리가 박 과장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평소 자신의 신용을 철저히 관리했기 때문.

특히 은행들이 최근 가계대출을 줄이면서 신용도에 따른 대출조건의 차등 폭을 더 넓히는 추세여서 신용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상언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신용이 부실하면 은행과 거래할 때 그만큼 비용이 더 든다”며 “평소 자신의 신용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신용이 돈이다〓은행들이 평가하는 신용등급 항목은 수십∼수백 가지에 이른다. 모든 은행은 소득수준, 거래실적, 대출금액, 연체현황 등 다양한 항목에 대해 일일이 점수를 매기는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운영하고 있다.

A은행의 경우 CSS 점수에 따라 신용등급을 10등급으로 분류하는데 대출금리 차이가 4.5%포인트나 된다. 이 은행에서 1000만원을 1년간 빌릴 때 신용등급이 1등급인 고객은 연 84만9000원의 이자를, 10등급인 고객은 129만9000원의 이자를 물게 된다. 신용이 빈약한 고객은 똑같은 돈을 빌려도 45만원을 더 내야 한다.

▽신용관리 이렇게 하라〓대출이나 카드대금 등의 연체는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된다. 비싼 연체이자를 내는 것은 물론, 신용도를 깎아먹는 가장 큰 요인이다. 연체 기록은 은행들이 개인의 신용점수를 매길 때 가장 꼼꼼하게 챙겨본다.

전문가들은 대출이자나 각종 공과금 등의 결제는 자동이체를 이용하라고 권한다. 이자 내는 날을 깜빡 잊거나 대금납부통지서를 받지 못해 발생하는 본의 아닌 연체를 방지할 수 있다.

주거래 은행을 만드는 것도 신용도를 높이는 방법. 앞서 말한 김 대리는 예금 적금 환전 신용카드 등 대부분의 금융거래를 A은행에 집중시켜 왔다.

대부분의 은행은 ‘주거래 고객’을 우대하는 제도를 두고 있어 평소 은행에 이익을 많이 가져다주는 고객에게는 유리한 조건에 대출을 해준다.

은행 대출이나 신용카드 대금 외에 백화점 카드 이용금액, 휴대전화 요금, 각종 공과금 등을 제때 내는 일도 신경 써야 한다. 비금융권의 연체 정보도 점점 집중 관리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금융기관과의 거래에서도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A은행의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금리
등 급대출금리(연 %)평점평가항목(점수)
18.16980점 이상직업 직위(31)직무 고용형태(24)성별 결혼 유무(24)신용카드 사용실적(47)예금액(20)대출금액(21)일반대출연체(130)신용카드 연체(96) 등
28.66940점 이상
39.16910점 이상
49.66870점 이상
510.16840점 이상
610.66800점 이상
711.16770점 이상
811.66720점 이상
912.16620점 이상
1012.66620점 미만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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