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잃은 시중자금 투신으로?…약세장속 되레 10조 늘어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8시 56분



6개월 거리를 두고 종합주가지수를 그림자처럼 뒤따르던 투신자금이 최근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늘 하던 대로라면 10월말을 정점으로 자금이 줄어야 하지만 반대로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간접투자시장이 갈 곳 없는 시중자금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는 긍정론이 있지만 잘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증시는 내려도 자금은 버틴다〓 18일 현재 투신사 등의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에 들어와 있는 자금은 175조1396억원.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937.61로 연중 최고였던 4월말의 수탁고 165조원보다 1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주식에 60% 이상을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자금도 줄지 않고 있다. 4월말 9조3143억원이던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5월 이후 10조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18일은 10조8328억원. 대한투자신탁증권이 91년부터 10년 동안의 주가지수와 투신자금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주가지수가 꺾이고 6개월 뒤 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할 상관관계는 0.82.

적어도 11월부터 자금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과거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왜 그런가〓긍정론은 시중자금이 어디로도 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데서 근거를 찾는다. 금리가 연중 최저수준이어서 은행 예금이 매력을 잃었고 정부가 개입한 후 부동산시장도 열기가 식었다는 것.주식시장도 주가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직접투자의 위험이 커 오도가도 못한 자금이 펀드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비관론은 자금의 성격을 잘 보라고 지적한다. 자금이 늘고는 있지만 48% 이상이 MMF나 단기채권형 펀드에 몰려 있는 단기자금이어서 건전한 증시자금이 아니라는 것.주식형 펀드자금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연초에 펀드를 사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참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손해를 보고 나갈 정도로 상황이 악화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최정식 현대투신증권 차장은 “자금이 건전한 증시자금으로 돌아서려면 주가지수가 800선 이상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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