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특집]“주당들을 모셔라” 주류업계 광고大戰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31분


《‘2733세대를 잡아라’ vs ‘술이 아니라 품격을 마신다’

‘주당(酒黨)’들을 잡기 위한 주류 제조업체들의 광고전(戰)이 뜨겁다.

맥주업계는 주 소비계층인 신세대 직장인을 잡기 위해 총력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733세대란 27∼33세의 젊은 직장인을 일컫는 맥주업계의 통칭. 2733세대는 월평균 13병의 맥주를 마셔 전체 소비량의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맥주제조사들은 맛과 품질을 강조하던 과거와는 달리 젊고 역동적인 전문직 종사자를 등장시켜 ‘맥주〓젊은 술’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다.

임페리얼, 윈저 등이 주도하던 프리미엄급 위스키 시장에 최근 랜슬럿, 피어스클럽 등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위스키 광고도 격전을 벌이고 있다. 위스키는 17도 이상의 ‘독주’로 분류돼 주로 인쇄광고에 의존한다. 때문에 소비자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자물쇠 투구 등 이색소재를 등장시키는가 하면 여성의 몸을 빗댄 다소 선정적인 광고도 눈에 띈다.》

▼맥주, 27∼33세 젊은 직장인 집중 공략▼

▽2733세대를 잡아라!〓1993년 ‘100% 천연 암반수’로 맥주업계 1위에 올라선 하이트맥주는 최근 감각적이고 경쾌한 이미지 중심의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제품의 맛과 품질 대신 ‘록처럼 일하고 재즈처럼 쉬는’ 2733세대의 프로정신을 부각시켜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는 것. 하이트맥주는 이병현과 고소영이 등장해 일뿐만 아니라 사랑과 휴식에서도 멋과 열정을 아는 건강한 젊은층을 광고 컨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톱모델 이정재와 정우성을 등장시켜 ‘기분난다. 오비라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오비라거는 친구의 승진, 팀원 회식 등 남자들끼리 흔히 접하는 회식자리에서 오비라거를 마시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카스는 연예인보다 무명의 전문직 종사자를 등장시켰다.

‘갖고 싶은 걸 위해서라면 몸이 부서져도 좋고’, ‘공주처럼 살기 싫은’ 개성 강한 신세대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톡톡시리즈’에 담았다.

▼양주, 이색장치-선정성 부각 등 ‘눈길’▼

▽소비자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겨라〓룸살롱 등 고급 주점에서 주로 소비되는 위스키는 맥주광고와 달리 TV광고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아끌기 위해 사람보다는 이색 소도구들을 등장시키기도 한다.진로 발렌타인스는 위조주 방지캡이 장착된 ‘임페리얼 키퍼’를 선보이면서 자물쇠, 투구 등을 광고에 등장시켰다. 위조주 방지캡이란 병 입구를 좁게 만들어 위조주나 보관된 술 등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 최근 광고에서는 위조주 방지캡이 달린 곳에서 빛이 나오도록 제작해 위조주 방지캡이 주는 기능적 속성을 심리적 속성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

윈저는 여성의 신체를 병모양에 담아냈다. 가슴선, 파인 드레스 등 여성의 몸매와 윈저의 곡선을 상치시켜 성적 환상을 자극하는 다소 자극적인 광고이기도 한다. 최근 선보인 윈저12 광고에서는 여인의 등에 제품 지문을 남겨 신비스러움과 함께 은밀함을 강조했다.

스카치블루는 ‘스물한번째 키스’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잔까지 부드러운 맛을 음미할 수 있는 부드러운 위스키임을 내세웠다. 세련된 신사가 편안한 의자에 앉아 스카치블루의 부드러운 맛을 음미하는 비주얼과 함께 한 병에서 나온 스물한잔의 위스키를 스물한번의 키스로 표현한 것이 재치 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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