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비슷한 업종 합치면 주가는 +α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36분


요즘 증권가의 핫 이슈는 은행과 증권사간의 짝짓기다.

인수합병(M&A) 루머가 돌면 거론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인수합병 논의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 주가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인수합병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주가의 반응은 달라진다. 잘 나가던 종목이 무리한 사업확장을 하는 바람에 투자자들로부터 버림받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인수합병 논의가 있다고 해도 옥석을 가려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매킨지가 발행하는 ‘매킨지 쿼털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의 증시에서 주가를 가장 많이 끌어올린 인수합병 형태는 ‘시장확장형 인수’로 나타났다.

1994년부터 5년간 발표된 740건의 인수합병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 조사에 따르면 사업 중심을 옮기거나 사업 부문을 다각화하는 ‘사업 재편형’은 공시일 전후 5일간 해당 기업의 시장가치를 5.3% 떨어뜨렸다.

반면, 시장과 거래선을 넓히기 위해 비슷한 업종의 다른 회사와 결합하는 ‘시장 확장형’ 인수합병은 1% 이상의 주가 프리미엄을 가져왔다. 매킨지는 “시장확장형은 성격이 비슷한 자산을 한데 묶기 때문에 시너지효과가 큰 데 반해 사업재편형은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기업결합 형태별로는 인수가 합병이나 자산매각에 비해 훨씬 높은 주가 프리미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병 이후에 자주 빚어지는 경영권 분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작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주가가 잘 나가던 기업보다는 주가가 좋지 않았던 기업에서 기업결합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인수합병의 규모나 횟수는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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