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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6월 20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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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한 기업들의 구애 작전이 한창이다. 김치 참치 양복 아파트 등 제품을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선물 공세에서부터 리더십에 대한 강연 요청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8강전에 진출시켜 국민적 영웅이 된 히딩크의 후광을 이용하려는 일종의 '히딩크 마케팅'인 셈.
해운대 그랜드호텔(부산 해운대구 우동)은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우승하면 일반 객실 2002호를 '거스 히딩크룸'으로 공식 지정하고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이 이 방을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랜드호텔 관계자는 "한국팀이 8강 진출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며 "스페인전이 열리는 22일에는 대표팀 선수와 같은 이름의 시민에게 생맥주를 무한정 제공하는 이벤트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 인터내셔널도 히딩크 감독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최고급 양복 한 벌을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경기 때마다 입고 나온 옷이 대부분 이 브랜드의 제품이었기 때문.
참치 김 김치 등 60여종의 식품을 생산하는 동원F&B도 히딩크 감독이 한국에 있는 동안 어느 품목이라도 언제든 원하는 만큼 제공하기로 했다.
설계 사무소인 명승건축도 월드컵 대표팀이 22일 광주에서 열릴 스페인전에서 이겨 4강에 진출하면 히딩크 감독을 포함한 선수단 전원에게 무료로 주택을 설계해주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음달 24∼2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주 섬머 포럼'에 히딩크 감독을 특별강사로 초청했다. 김각중(金珏中) 전경련 회장, 이용태(李龍兌) 삼보컴퓨터 회장 등 포럼에 참여하는 재계 최고경영자(CEO)들 200여명을 대상으로 리더십에 대한 강의를 해달라는 것. 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계 컨설팅회사인 모니터 컴퍼니도 다음달 기업고객을 초청해 히딩크 리더십과 기업문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히딩크 감독을 연사로 초청할 방침이다. 네덜란드인인 마틴 켈더 사장은 "히딩크 혁명의 요체는 학연 지연에 따라 국가대표가 선발되고, 연공서열이 강조되던 대표팀을 철저하게 실력과 열정에 따라 운영했다는 점"이라며 "히딩크식 경영이 한국의 기업문화를 바꾸는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