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JOB]결혼 정보업체 ‘듀오’ 여성 커플매니저들

  • 입력 2002년 6월 9일 20시 59분


결혼정보회사 듀오를 이끌고 있는 ‘여성파워’들. 왼쪽부터 장미숙 팀장, 김유정 팀장, 손혜경 팀장, 김혜정 사장, 이권희 팀장, 홍정옥 팀장, 송미정 팀장. - 사진제공 듀오
결혼정보회사 듀오를 이끌고 있는 ‘여성파워’들. 왼쪽부터 장미숙 팀장, 김유정 팀장, 손혜경 팀장, 김혜정 사장, 이권희 팀장, 홍정옥 팀장, 송미정 팀장. - 사진제공 듀오
듀오는 결혼정보업체 가운데서도 유별나게 ‘여인천하’로 운영되는 곳이다.

우선 300개가 넘는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이 업계에서 다른 회사와 달리 여성이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220여명의 직원 가운데 80%가량이 여성이며 실무를 책임지는 팀장도 17명 가운데 11명이 여성이다.

“고객은 체면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원하는 상대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말만 듣고 일을 하면 좀처럼 성사되지 않아요. 고객이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또 감각이 예민한 데다 일 처리가 꼼꼼한 여성들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잘 끌어냅니다.”

김혜정 사장(39)은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방송인 신은경씨에 이어 듀오가 두 번째로 맞아들인 여성 CEO. 80년대 후반 대우자동차 홍보실에서 일하다 결혼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가 뉴저지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고 국제회계사도 됐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여성 CEO 명맥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회계 전문가로서 듀오의 코스닥 등록을 책임지고 추진하고 있다. 또 맞는 짝을 찾아주는 컴퓨터프로그램(매칭시스템)을 개편할 때는 문제점을 찾고자 직접 커플매니저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실무형 사장’의 면모를 드러낸 사례들이다.

“우리 회사는 인력 채용의 원칙이 있어요. 인생의 최대 사업인 결혼을 주선해주는데 정작 조언자가 결혼 경험이 없으면 안되니까 기혼자가 우선시되죠. 또 30대 초반보다는 아이도 낳아보고 가정생활의 희로애락을 다 경험한 사람이 좋습니다. 말하자면 능력은 있어도 아이를 키우느라 직장을 그만뒀던 30, 40대 주부들이 시도해보기에 가장 좋은 직업 같아요.”

실제로 이 회사 발전을 이끌고 있는 여성 팀장들은 대부분 주부이다.

손혜경 팀장(32)은 그중 젊은 축에 속하지만 야심은 만만찮다. 에너지가 넘치고 부하들을 독려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손 팀장은 35세에 이사, 39세에는 사장이 되는 게 꿈이다. 그는 창업 초기 전화상담, 마케팅 기획, 사무실 청소까지 해가며 일을 배웠고 99년부터 인터넷 비즈니스 팀장을, 이제는 웨딩사업팀장을 맡고 있다. 출산 휴가 중에도 팀원들에게 인터넷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내리기도 해 그의 별명은 ‘스토커 팀장’이다.

서현주 종로지사장(40)은 외모가 수려하고 말을 잘하는 편이라 타고난 커플매니저라는 평가. 이 밖에 김유정 고객상담팀장(48), 송미정 회원관리2팀장(37), 고현정 코비즈니스팀장(34), 송지영 고객만족팀장(40), 장미숙 회원관리3팀장(47), 홍정옥 회원관리1팀장(35), 이권희 노블레스관리팀장(39), 지운실 노블레스상담팀장(51), 원희순 리더스클럽팀장(46) 등이 듀오를 이끌고 있는 ‘여성파워’다.

“우리가 ‘마담 뚜’라고요? 그렇게 부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커플의 인연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맺어주는 ‘결혼 컨설턴트’입니다.”

이들의 합창이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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