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온라인 '입소문'을 타라…'바이러스 마케팅' 붐

  • 입력 2001년 12월 27일 19시 32분


‘바이러스 마케팅’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제품에 대한 입소문을 퍼뜨려 인지도를 높이는 ‘구전 마케팅’을 온라인에 도입한 마케팅을 말한다. 남의 글이나 그림을 무단으로 복사해서 다른 게시판에 올리는 네티즌의 특성을 거꾸로 활용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를 맞아 성수기를 누리고있는 인터넷 카드업계.

씨즈메일(www.ciz.co.kr)이나 send2u(www.send2u.co.kr) 등은 무료 인터넷 카드를 제공하는 업체들로 메일 끝에 ‘답장하기’ 단추를 넣어 바이러스 마케팅에 성공했다.

이 회사들은 처음에는 단순히 카드이용자수가 늘어나는 것만 기대했으나 네티즌들이 카드의 캐릭터나 동영상 에피소드를 자신의 홈페이지에 복사하거나 동호회 게시판에 올렸다. 이처럼 ‘불법 복제’가 많아지자 카드의 그림이나 동영상의 마지막 장면에 회사 이름과 도메인을 넣었고 홍보효과는 엄청났다.

인터넷에서 올해의 히트 캐릭터로 떠오른 ‘엽기 토끼 마시마로’나 ‘졸라맨’도 비슷한 경우다. 마시마로는 대학 1년생인 김모씨(24)가 습작삼아 만들어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것인데 한 만화포털사이트에 연재되자 네티즌들이 마구 복사해 여러 게시판에 올린 뒤 히트작이 됐다. 마시마로는 캐릭터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작가 김씨는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도 바이러스 마케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LG텔레콤은 10대를 겨냥해 휴대전화 ‘홀맨’을 내놓으면서 홀맨 캐릭터를 바이러스 마케팅을 통해 확산시켰다. 홈페이지에서 플래시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홈페이지(www.sec.co.kr)를 통해 ‘매직스테이션 품질평가단’ 200명을 뽑아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준 뒤 이 홈페이지에서 삼성제품의 홍보활동을 펴게 했다. 평가단원 모집에만 무려 11만명이 몰렸으며 이후에도 네티즌들 사이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 삼성측의 평가.

두산은 소주 ‘산’을 내놓으면서 자사의 광고메일을 다른 사람에게 많이 전달하는 사람을 추첨해 펜티엄급 개인용 컴퓨터와 김치냉장고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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