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비즈니스]한국진출 외국기업 소비자의견 적극반영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19분


‘고객의 머리를 빌려라.’

고객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이용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외국기업이 늘고 있다. 고객의 불만을 접수해 제품의 디자인을 바꾸거나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최대한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쓰리엠은 최근 고객이 날카로운 랩 케이스의 칼날에 손을 베는 일이 많다는 점에 착안, 플라스틱 칼날이 달린 슬라이딩 방식의 랩 케이스를 개발해 시판 한 달만에 3만개 이상을 파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제품은 한국쓰리엠이 99년 5월 주부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주부들이 내놓은 아이디어를 적용해 개발했다. 주부들은 칼날에 베지 않고 리필이 가능한 경제적인 랩을 원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최근 새로 내놓은 모토로라226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기 위해 지난달 31일까지 ‘모토로라226 체험단’을 모집했다. 모토로라코리아는 3만여명의 신청자 가운데 226명의 체험단을 5일 선정, 다음달 9일까지 한 달 동안 모토로라226을 무료로 사용토록 한 뒤 의견을 수렴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GM코리아는 지난달 자사 홈페이지(www.gmautoworld.co.kr)를 통해 ‘캐딜락 스빌 STS’ 모델의 온라인 동영상 광고에 사용될 카피를 공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영어로 된 ‘캐딜락 스빌 STS’ 광고 마지막 부분에 한글 카피를 삽입하면서 고객들의 머리를 빌린 것.

GM코리아는 응모작 가운데 5개의 우수작을 선정해 온라인 광고에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마르쉐는 각 매장과 홈페이지에 접수된 고객의견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주차장에 설치된 철제 안전빔에 커버를 씌워 고객차량의 손상을 방지한 것이나 매장에 설치된 놀이방에서 아이들의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볼풀 모서리를 스펀지로 감싼 것이 모두 고객의 의견을 이용한 사례다.

할인점 한국까르푸도 전국 각 매장에 소비자상담센터를 두고 상담 전담요원들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접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상담 전담요원들은 매월 1회씩 주민대표들과 정기모임을 갖고 불만사항을 청취하기도 하고 매일 오전 매장 관리부서장들에게 소비자 의견에 대해 브리핑한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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