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소세 인하' 보채는 與…입나온 野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39분


승용차 에어컨 귀금속 등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의 세율을 대폭 인하하는 내용의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놓고 여야가 신경전을 계속하고 있다.

신경전의 발단은 14일 정부와 민주당이 발표한 특소세 세율 인하 방침. 정부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인하안을 발표한 데다 인하폭(7000억원)도 한나라당 안(3500억원)보다 훨씬 커 그동안 특소세 인하에 공을 들여온 한나라당의 입장을 무색케 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정부와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특소세법 개정안을 19일 국회 재경위에서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소비자들이 특소세 부과상품 구매를 특소세 인하 후로 미루고 있어 시장 혼란이 심각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한나라당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김만제(金滿堤) 정책위의장은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부탁 전화를 받고 “특소세뿐만 아니라 법인세나 소득세 등 다른 세법 개정안과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확답을 미뤘다.

이미 한나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 법인세와 소득세를 대폭 낮추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 법인세는 현행 세율의 절반 수준으로, 소득세는 종합소득세율을 10∼40%에서 9∼36%, 양도소득세율을 20∼40%에서 9∼36%로 각각 낮추는 게 개정안의 골자이다.

정부와 민주당은 이 중 소득세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고 있으나 법인세에 대해선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내에선 “특소세를 서둘러 인하해 주고 법인세 인하안을 관철시키자”는 ‘특소세-법인세 연계론’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민주당이 계속 법인세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특소세법 개정 지연의 책임을 고스란히 뒤집어쓰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임태희(任太熙)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3개 세법 개정안은 모두 내년 예산 세수(稅收)와 직접 관련이 있어 함께 심의해야 하는 데 정부와 민주당이 졸속안을 내놓고 뒷감당을 우리에게 맡기고 있다”며 “19일 재경위 의원 회의에서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의 특별소비세법 개정안 주요 내용 비교
주요 과세 물품현행정부·민주당안한나라당안
승용차2000㏄ 초과14% 10%15%
1500∼2000㏄10.5%7.5%10%
1500㏄ 미만 7%5%7%
프로젝션 TV 15%과세 제외 10%
귀금속 골프용품 등30%20%20%
세수 효과 7000억원 감세3500억원 감세

<송인수·윤종구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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