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특집]BMW 뉴 756i "몸에 착 달라붙는 맞춤복처럼"

  • 입력 2001년 11월 14일 20시 40분


‘고급 맞춤복을 걸쳤을 때 몸에 착 달라붙는 기분.’

이탈리아 로마에서 동남쪽으로 50여㎞ 떨어진 휴양도시 피우지의 산악도로에서 BMW의 새로운 대형차 ‘뉴 745i’를 몰아본 느낌이다. 배기량 4400㏄, 무게 2t에 가까운 대형차지만 운전자에게 완전한 ‘통제감’을 줬다.

▽날렵한 외모, 파격적 계기판〓BMW의 상징인 전면의 ‘키드니 그릴’(돼지코 모양의 공기흡입구)과 외줄 옆선을 제외하면 디자인의 대부분이 바뀌었다. 사이버스타일의 헤드라이트와 매끄러운 지붕의 선, 아기자기한 뒷면까지 날렵한 스포츠카를 떠올리게 한다. 이 때문에 기존 7시리즈보다 길이 4.5㎝, 폭 4㎝, 높이 5.7㎝나 커진 차라는 느낌을 받기 힘들다.

외관만 바뀐 것이 아니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당황할 정도로 조종장치가 크게 달라졌다. 변속기와 주차 브레이크가 있어야할 자리에는 널찍한 팔걸이와 조그다이얼이 설치돼 있다. 변속기는 운전대 오른쪽 상단에 튀어나온 레버와 핸들의 버튼으로 옮겨갔다. 미국식 ‘칼럼기어’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전자화된 승용차 최초의 6단 자동변속기다. 대시보드 중앙에 설치된 액정화면은 내비게이션 전화 무선인터넷 등 700여가지의 기능을 담고 있다.

▽강한 심장과 균형감각〓피우지의 험란한 산악도로를 따라 오르는데 힘의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독일차 특유의 ‘딱딱한’ 승차감이 노면상태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내리막 커브길에서도 차가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균형감각이 우수했다.

로마와 나폴리를 잇는 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시원하게 잘 나간다”는 정도의 느낌으로 확인한 속도계의 눈금은 230㎞/h. 흡기 및 배기장치와 밸브메커니즘을 개선한 8기통의 새로운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출력을 14% 높였다고 한다. 250㎞/h의 자체 제한속도만 없다면 300㎞/h도 가뿐하게 넘길 수 있을 듯.

‘뉴 745i’는 내년 3월 이후 한국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현재의 동급모델(745iL기준 1억4500만원)보다 다소 오를 전망.

<피우지(이탈리아)〓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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