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 서산농장 용도변경 추진

  • 입력 2001년 10월 14일 18시 36분


현대건설이 서산농장 일부를 용도 변경해 산업단지로 만드는 방안을 다시 추진해 주목된다.

정부는 그동안 서산농장의 용도 변경에 대해 불가 방침을 밝혀왔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서산농장을 농경지로 일반인들에게 매각해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14일 “일반 매각이 부진한 서산농장의 일부를 산업단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사업 규모, 용도 변경에 따른 사업 수익성을 분석해 줄 전문업체를 이달말까지 선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용도 변경과 관련, 입주 희망업체 파악에 나서는 등 이미 기초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이 용도 변경을 추진중인 곳은 서산농장 A, B지구 가운데 상대적으로 일반 매각이 부진하고 매각 대상에서 제외된 40만3000평의 목장용지(잡종지)를 포함한 B지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1100만평에 이르는 B지구는 현재 500만평이 팔리지 않은 상태다.

현대건설은 B지구가 서해 및 서해안고속도로 인터체인지와 가까워 육·해로를 이용해 화물을 수송할 수 있어 산업단지 여건을 갖추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A지구에 비해 B지구는 토양염도가 높아 쌀 생산성이 80% 수준에 머무는 등 농경지로 활용하기 불리해 용도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농림부 정승(鄭勝) 농촌개발국장은 “농업진흥지역인 서산농장을 용도 변경할 경우 수억평에 이르는 전국의 다른 농업진흥지역에 대해서도 용도 변경을 해주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용도변경 불가를 재확인했다.

정 국장은 또 “서산농장은 간척 때 피해를 본 농어민에게 우선 매각하도록 돼 있다”며 “이에 해당하는 1448만평에 대해서도 농어민과 현대측이 가격 조건 등을 합의해야만 농림부가 승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부는 미매각 서산농장 잔여지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협의해 농업기반공사를 통해 김포매립지의 매입 관례에 따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농림부는 이와 함께 전남·북에 수천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으나 업체 입주가 적어 대부분 미분양된 상태인 점을 감안할 때 서산농장의 용도 변경은 공급 과잉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상철·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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