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LG전자 "이번엔 진짜"…"데이콤-하나로는 지원 안해"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59분


지난주말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경영설명회에 나온 임원진은 막판에 자사가 저지른 ‘식언(食言)’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LG전자는 2월 6일 열린 경영설명회에서 LG텔레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것이 시발점이었다.

LG전자는 두달여 후인 10일 입장을 180도 바꿔 LG텔레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다음날인 11일 종합주가지수는 3% 넘게 올랐지만 LG전자 주가는 약보합세에 그쳤다. 식언에 대한 ‘시장의 응징’이라는 풀이가 많았다.

지난주말 경영설명회에서 LG전자 임원들은 “회사 안에서 여러 가지 논의를 거친 끝에 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썼다. 유상증자 참여액수는 818억원으로 LG텔레콤은 이 자금을 전액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LG텔레콤의 부채비율이 689%에서 467%로 떨어져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장밋빛 전망도 추가됐다.

이어 LG전자 임원들은 또다른 약속을 제시했다. 증권사 분석가(애널리스트)들이 데이콤 유상증자 참여와 하나로통신 추가지원 여부를 놓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나서자 “그럴 계획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참가자들은 LG전자의 약속 제2탄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이다. 경영설명회 직후 한국투자신탁증권측은 LG전자에 대해 ‘중립’ 투자의견을 냈다. 무엇보다 1·4분기(1∼3월)에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고 2·4분기(4∼6월)에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악재였다. 한투증권은 덧붙여 ‘LG전자가 여전히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신뢰감 결핍도 큰 요소로 꼽았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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