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조환익 차관보 ‘아름다운 공직사퇴’

  • 입력 2001년 4월 20일 00시 13분


산업자원부의 조환익(趙煥益·51)차관보가 19일 전격 용퇴를 선언해 과천관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조 차관보는 “능력있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산자부를 살리기 위해 아무런 보장없이 이 한 몸 바치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1급 인사를 시작으로 산자부에 대규모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관부터 고참과장까지 나이가 같아 앞으로는 국장도 못할 처지다’라는 한숨소리가 흘러나오던 산자부는 조차관보의 용퇴와 함께 승진을 비롯한 줄 잇는 인사로 적체된 인사에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행시 14회인 조 차관보는 99년 6월 무역투자실장(1급)으로 승진한 것을 비롯해 동기들 가운데 선두를 달리는 등 산자부 안에서 ‘장관 후보감’으로 꼽혀 이번 사표 제출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재식 장관은 조차관보의 사표를 극구 만류했으나 조 차관보는 “침체된 산자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선배들이 자리에 연연해 하지 않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후배들은 한 목소리로 “말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차관보는 사표 제출 전날 후배 사무관들과 모임을 갖고 “열심히 나라를 위해 일하는 그 자체가 보람”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 재산등록 때 신고금액은 마이너스 5000만원. 서울대 정치학과와 뉴욕대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그는 미주통상과장 대통령경제비서실행정관 공보관 산업정책국장 중소기업정책심의관 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쳤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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