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경기 極과極 백화점-재래시장 명암 엇갈려

입력 2001-01-18 18:59수정 2009-09-21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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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는 얇아졌는데 쉬는 날은 늘어나고….”

설 연휴를 앞두고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고민에 빠졌다. 경기침체가 계속되자 기업들이 보너스지급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주지 않는 대신 일감이 줄어든 점을 고려해 휴무기간을 늘렸기 때문. 반면 삼성 LG SK 계열사 중 흑자를 많이 낸 우량기업 직원들은 성과급을 두둑하게 받아 ‘따뜻한 명절’을 맞게 됐다.

재래시장은 불황에 허덕이지만 백화점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의 호황을 누린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올해 설 경기의 단면이다.

▽보너스 봉투 기업마다 희비〓LG전자는 정기 상여금 100%와 명절 선물을 주고 이달 말 월 급여의 110%에 해당하는 자사주식을 성과급으로 줄 계획. LG화학 한솔제지 한솔CSN 코오롱과 동부그룹 등도 정기 또는 특별상여금 100%를 지급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기업은 명절 보너스를 주지 않는다. 금호 동양 쌍용그룹 계열사들은 별도의 상여금 지급계획이 없으며 현대중공업도 귀향비 20만원만 주기로 했다.

벤처기업 직원들도 특별상여금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지 오래다. 중소기업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1만여개의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설 보너스를 지급하는 기업은 전체의 76.3%로 지난해(80.7%)보다 4.4%포인트 감소했다.

▽쉬는 날은 늘어〓주요 그룹들은 법정 공휴일(23∼25일)에 ‘샌드위치 데이’인 22일(월)을 추가하거나 연휴 뒤인 26(금), 27일(토)을 휴무일로 정해 최장 1주일간 쉬도록 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22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4, 5일씩 쉰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중공업은 23∼26일을 휴일로 정했고 LG전자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도 23∼26일 4일간을 쉰 뒤 27일은 개인이 휴가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 흥청, 시장은 썰렁〓이처럼 직장인들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백화점은 경기가 괜찮았던 작년 설보다 오히려 매출액이 늘어나는 등 설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설 행사기간인 15∼17일 사흘간 선물세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늘었다. 전통적 인기품목인 갈비 정육의 판매량이 87% 증가한 것을 비롯해 청과는 58%, 수산물은 60% 늘었고 와인과 건강식품의 신장률은 150%를 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선물의 구매단가는 추석의 13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떨어졌지만 50만∼100만원대의 한우 및 굴비세트, 80만원짜리 밸런타인 30년산 양주 등 한정 판매되는 일부 고가품은 품절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백화점의 호황과 달리 동대문 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은 고객의 발길이 뜸해 명절 분위기가 실종된 상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연초부터 주가가 급등한 것도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원재·박중현기자>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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