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납품업체 '한국델파이' 부도위기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9시 45분


대우자동차의 파행가동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굴지의 부품업체인 한국델파이마저 부도 위기에 몰리고 있다.

한국델파이가 부도날 경우 2, 3차 협력업체 297개사도 연쇄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경우 국내 부품산업의 해외신용도에 막대한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델파이는 20일 “이달 말까지 돌아오는 진성어음 224억원은 결제할 수 있지만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20억원의 상환이 불가능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산업은행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어 25일이 최대 위기”라고 밝혔다.

한국델파이는 97년 대우증권과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기관 및 일반투자자들에게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국델파이는 “회사의 전체 매출액(연 8000억원 안팎) 가운데 대우차의 비중이 75%”라며 “부도가 나면 2369명 직원뿐만 아니라 2, 3차 협력업체 직원 3만여명의 생계가 흔들리고 GM 오펠 르노 푸조 피아트 등 어렵게 뚫어놓은 해외 제휴망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채규 한국델파이 기획팀장은 “채권단이나 국세청에서 아무리 협력업체를 지원하기로 결정을 내려도 일선 창구에서는 담보를 요구하며 지원을 꺼린다”며 “직원 월급을 안 주고 모든 비용을 동결해도 자체 자금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도기계가 부도난 데 이어 한국델파이마저 부도난다면 국내 부품산업의 대외신인도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델파이 지분은 델파이가 50%를, 대우자동차(24.99%) ㈜대우(7.7%) 대우중공업(6.12%) 대우통신(8.94%) 대우전자(2.25%) 등 대우계열사가 50%를 갖고 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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