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처리방향]先 회사정상화 後 입찰 매각

  • 입력 2000년 11월 8일 23시 40분


대우자동차가 최종 부도 처리됨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 매각을 포함한 대우차의 앞날에 짙은 안개가 끼었다.

정부는 현재 CRV(Corporate Restructuring Vehicle,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통해 대우자동차를 포함한 12개 대우 계열사의 경영정상화 및 국내외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매각이 확정적인 계열사는 제외할 계획이다.

▽대우 여신은 CRV로 모두 이관〓CRV는 외국에서 일반화된 것으로 부실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설립하는 회사. 대우그룹 최대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KAMCO) 및 채권단과 평가기관 해외자금유치 전문가가 모여 대우CRV를 설립하게 된다.

이미 골드만삭스 GE캐피털 등이 자본 참여 의사를 밝혀 오고 있어 늦어도 연말까지는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CRV는 채권단이 갖고 있는 대우 관련 여신을 시가로 평가해 매입한다. 매입액의 50%는 현금으로, 50%는 CRV 주식으로 준다. 현금매입대금은 외국 자본이 CRV에 투자한 자본금으로 지급한다.

CRV는 대우차 여신을 넘겨받은 후 자기 책임하에 출자전환 원리금상환연기 신규자금지원 등과 고용조정 사업장정리 등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정상화시킨다. 회사 가치가 높아지면국내외에 매각, 자금을 회수한다.

▽장점은 무엇인가〓CRV로 채권자가 단일화되면 채권단 의견 조정이 필요 없어 의사 결정이 매우 빠르다.

채권단도 당장 현금을 받을 수 있는데다 경영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CRV주식을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제일은행을 뉴브리지―캐피털에 매각할 때 적용했던 방식(Upside―Potential).

골드만삭스 등 외국금융기관들도 국내 부실채권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참여 가능성이 높은 상태.

그러나 일부 금융기관은 CRV가 아니라 론스타 등 외국계 벌처펀드에 개별적으로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우차, 경쟁 매각으로 전환될 듯〓산업은행 측은 대우차 노조가 구조조정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는 이상 GM과의 매각 협상이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다.

설혹 GM이 인수한다해도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것.

이 때문에 CRV안이 추진되고 있는 것. CRV방식의 경우 주주로 참여한 외국 금융기관이 GM 이외의 다른 인수자를 물색해 와 경쟁을 부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단독 협상에서 결론이 좋게 나온 경우가 거의 없다”며 “회사를 어느 정도 정상화시켜 놓고 경쟁 매각을 해야만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구조조정〓대우차가 부도처리됨에 따라 1만여개 협력업체는 물품 대금을 받기 어려워 연쇄도산이 불가피한 상황.

채권단은 신용보증기금 등이 협력업체 보유 어음에 특례 보증을 서주도록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특례보증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협력업체가 많지 않아 효과는 미지수.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우차 부품업체도 100% 살릴 수는 없다”며 “기아자동차 부도 이후에도 협력업체들이 자구 노력을 통해 수출 비중을 늘렸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따라서 대우차 협력업체도 원가 절감과 기술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 노력을 해야만 퇴출을 모면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영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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