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계열사 "못 도와준다" 냉담…MK는 서울피해 부산행

  • 입력 2000년 11월 3일 18시 34분


현대그룹의 모태인 현대건설의 위기에 대해 현대 계열 및 관계사들이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한 때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했던 현대건설로서는 배신감을 느낄 법도 하지만 계열사들은 “만일 도와주겠다고 나서면 주식시장에서 평가가 안좋을 것”이라며 고개를 내젓고 있는 것.

9월 계열분리된 현대자동차는 3일 “현대건설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은 바도 없고 계열분리시 공정위에 지분변동을 하지않겠다는 각서를 써서 지원을 해줄 수도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정주영(鄭周永) 전명예회장이 갖고있는 현대차 지분에 대해서도 “시장에서 팔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바로 매입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정몽구(鄭夢九)회장은 전날 전주를 거쳐 부산에 머무는 등 최대한 서울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말 한 마디에도 주식시장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데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느냐”면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고현대산업개발은 “건설업체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도와줄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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