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동아건설 채권단, 지급보증 해소 이견 못좁혀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8시 40분


동아건설의 은행채무에 대해 보증을 선 대한통운과 채권단의 지급보증 해소논의가 100여일만에 재개됐지만 별 소득을 얻지 못했다.

서울 외환은행 등 6개 채권단은 12일 오후 대한통운측과 만나 7000억원의 빚보증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를 벌였지만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채권단은 기업구조조정위원회 등 제3의 기관에 중재를 맡기자고 대한통운측에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채권단의 입장은 지급보증액 7000억원 중 5500억원을 탕감하고 1500억원은 대한통운이 주채무로 떠안은 뒤 이를 채권단이 주식으로 바꿔(출자전환) 경영권을 확보한 다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대한통운은 “경영권을 통째로 넘겨줄 수는 없다”며 자기회사 주식 1350만주를 주당 5000원에 채권단이 사면 1년뒤 주당 2만원에 되팔 수 있는 옵션을 주는 방식으로 최소한 2025억원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었다.채권단은 12일 지급보증 외에 대한통운이 맡긴 부동산 담보를 합쳐 9500억원 중 7000억원만 보장하면 2500억원은 탕감해 주겠다는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역시 동의를 얻지 못했다. 금액차이는 5000억원 가량.대한통운측 컨설팅을 맡고 있는 향영21c리스크컨설팅 이정조(李定祚)사장은 “채권단 주장은 지급보증액의 대부분을 대한통운이 주채무로 떠안고 추후 동아건설에 갚으라고 요구하지도 말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한통운이 빚보증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동아건설 워크아웃 탈락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한편 동아건설 16개 채권단은 13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동아건설이 요청한 신규자금 4600억원에 대한 지원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한통운과의 협상이 다시 파국으로 치달아 역시 자금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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